우리가 흔히 듣는 '류마티스’ 라는 용어는 서양의 ‘류마티즘’ 이라는 말에서 비롯된 외래어입니다. 류마티스, 즉 류마티즘이란 관절과 관절 주변의 연골, 뼈, 근육, 인대 등에 발생하는 병적인 현상이나 질환을 말합니다. 결합조직질환이나 교원성질환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류마티즘의 존재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약 2400년 전 히포크라테스 시대 때부터 알고 있었고, 기원 후 1세기 경 사람들은 류마(rheuma)라는 물질이 사람 몸 속을 돌아다니다가 멈추는 곳에서 이런 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류마티즘이라는 말도 여기서 생기게 되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류마티즘이 류마티스관절염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여러 가지 류마티스 질환 중에 하나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이나 통풍, 골관절염의 소견들이 고대 유골들에서 발견되고, 중세의 그림들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측두동맥염의 소견들이 관찰되는 것은 이러한 여러 류마티스 질환들이 최근에 발생한 새로운 병들이라기 보다는 오랜 과거에서부터 있어 왔던 질환임을 말해 줍니다. 아래에서는 여러 류마티스 질환들에 나타나는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증상을 간략하게 소개하여 류마티스 질환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먼저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에 나타날 수 있는 소견은 관절염입니다. 관절염은 면역반응의 이상으로 생기는 관절 활막의 염증을 의미합니다. 관절염은 관절에 발열(열감), 발적(붉은 색으로 변색), 종창(붓는 것) 및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질환에 따라 관절의 침범 부위가 다른데, 예를 들어 통풍이나 화농성 관절염의 경우 주로 하나의 관절에 국한하여 나타나고, 강직성 척추염이나 베체트병과 같은 경우는 몇 개의 관절에 비대칭적으로 관절염이 생깁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 잘 생기고, 전신 관절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앞선 언급한 질환들 외에도 루푸스나 경피증, 쇼그렌 증후군 및 혈관염에서도 관절염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관절염은 관절염 이외의 다른 여러 가지 전신 증상들을 동반하게 되므로 관절염이 있는 경우 이것이 관절에만 국한되어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전신질환의 국소적 발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류마티스 질환의 흔한 증상들로서 피부 및 점막의 병변이 있습니다. 루푸스에서는 광과민성 피부 병변과 구강 궤양, 원판상 발진, 협부 발진이나 급성 또는 아급성 및 만성의 다양한 피부 병변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베체트병에서는 구강 궤양 및 성기 궤양과 모낭염 또는 결절성 홍반을 보입니다. 경피증의 경우 레이노 현상과 더불어 피부가 아주 딱딱해지면서 궤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레이노 현상이란 혈액 순환의 장애로 인해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창백해지면서 푸르게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피부근염에서는 근육통 및 근력 저하와 더불어 주로 위 눈꺼풀이나 목 주변에서 특징적인 피부병변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건선 관절염에서는 구진 비늘성 피부 병변이, 성인형 스틸병에서는 고열과 동시에 발현되고 열이 떨어지면 사라지는 연어살색 모양의 발진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그 외 여러 가지 혈관염에서도 다형 홍반이나 결절성 홍반 등의 피부 병변을 보입니다.

류마티스 질환은 눈의 여러 부위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포도막염은 베체트병이나 강직성 척추염과 관련이 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몇몇 관절염은 공막염이나 상공막염을 일으킵니다. 분비샘을 침범하는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의 경우 눈물샘을 침범하여 안구 건조증을 일으킵니다. 안구 건조증이 생기면 환자는 눈의 이물감이나 따가움을 느끼게 됩니다. 쇼그렌 증후군이 침샘을 침범하면 구강 건조증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마른 음식을 삼키기 힘들고 말을 하기도 힘들어지며 시간이 지나면 충치 같은 여러 구강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근육염이나 피부근염은 몸통에 가까운 팔다리 근육들의 통증과 근력 약화와 근육통을 일으킵니다. 그 외 많은 류마티스 질환에서 다양한 정도의 근육통을 유발합니다. 섬유근통증후군이나 근막동통증후군 같이 관절에 직접적인 염증은 없지만 관절 주변의 통증과 근육통을 일으키는 비관절성 류마티스 질환도 있습니다.
지속되는 발열은 때때로 루푸스 같은 류마티스 질환이 그 원인인 경우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레이노 현상은 경피증 외에도 루푸스나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류마티스 질환에서 올 수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여러 증상 외에도 류마티스 질환은 여러 가지 전신적인 증상들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절염이 동반되거나 일반적인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피부 증상, 호흡기 증상 또는 근골격계 증상들이 있는 경우 류마티스 전문의를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와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