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의 물리치료 

  
관절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입니다. 그러나 약물치료만으로도 통증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때 보조적인 방법으로 물리치료를 사용합니다. 또한 운동을 하기 전후에 통증을 가라앉히려고 물리치료를 사용합니다. 
물리치료가 어떻게 통증을 없애주는지 아십니까? 어린 시절 배가 아플 때 할머니가 배를 살살 문질러 주면서 ‘할머니 손은 약손이다’라고 말씀하시면 신기하게도 배가 아픈 것이 나았습니다. 할머니 손은 진짜 약손이었을까요? 할머니 손만 약손이고, 여러분의 손은 약손이 될 수 없을까요? 통증은 우리 몸에서 가장 가는 신경을 통해서 아픈 부위로부터 척수를 거쳐 대뇌로 전달됩니다. 가는 신경은 굵은 신경보다 전기신호가 전달되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러나 통증 이외의 자극, 즉 문지르고, 두드리고, 주물러주고, 뜨겁고, 차고 등등의 통증이외의 모든 자극들은 통증이 전달되는 신경보다는 굵은 신경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척수로 먼저 들어가서 통증이 전달되는 통로를 막아버립니다. 할머니 손이 뜨듯하건 차건 상관없이 그 온도 자극과 문지르는 자극이 들어가서 배 아픈 것을 못 느끼게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할머니의 손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의 손도 다 약손이 될 수 있습니다. 집안 어르신의 아픈 무릎이나 다른 관절을 살살 어루만져 주고, 주물러 주십시오. 훨씬 덜 아프시다는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1. 얼음찜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가운 얼음찜질보다는 뜨거운 온열찜질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뜨끈한 온돌방에서 자라서 그런 것 같고, 나이가 들면서 사우나탕, 한증탕에서 몸을 지졌습니다. 또한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찬바람을 피하라고 하여 더욱 찬 것을 피했습니다. 그러나 관절이 염증으로 인해 붓고 열이 날 때에는 얼음찜질을 해야 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얼음을 비닐 팩에 담아 열이 나는 관절 부위에 댑니다. 너무 차면 관절위에 수건을 한두 장 덮고 그 위에 얼음주머니를 놓고, 얼음이 좀 녹으면서 덜 차가운 느낌이 들면, 수건을 한 장씩 빼는 것입니다. 대개 20분정도 얼음찜질을 합니다. 손가락 관절은 손수건으로 얼음 한 덩어리를 잡아서 손가락 관절을 문지릅니다. 양손의 여러 손가락, 양발의 여러 발가락에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큰 그릇에 얼음물을 만들어 손발을 담그면 됩니다. 치료시간은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없어지고, 아주 시린 통증이 나타날 때까지 하시면 됩니다. 관절에서 열이 날 때에는 자주 반복합니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나타날 때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반복합니다. 관절염이 있을 때 온열찜질을 하면, 관절액 속에 있는 여러 가지 효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관절주위조직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관절염에는 온열찜질보다는 얼음찜질이 훨씬 더 좋습니다. 등산하다가, 뛰다가 또는 계단에서 갑자기 발목을 삐었거나, 어딘가에 심하게 부딪쳐서 부어오르려고 할 때에도 빨리 얼음찜질을 해야 합니다. 얼음찜질은 통증을 없애주고, 붓지 않게 만들며, 염증을 가라앉혀주고, 근육을 풀어줍니다. 그러나 <표 1>처럼 얼음찜질을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2. 온열찜질 
얼음찜질이 염증과 붓기가 생기기 전에 미리 막는 역할을 한다면, 온열찜질은 이미 생긴 붓기를 빨리 흡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 부어있으면서 열이 나는 관절에는 절대로 온열찜질을 하지 마십시오. 온열찜질은 뜨거운 물을 고무주머니에 담거나, 뜨거운 물수건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전기 찜질팩을 이용하면 됩니다. 얼음찜질과 마찬가지로 너무 뜨거우면 수건을 관절위에 여러 겹 깔고 그 위로 찜질을 하고, 찜질이 약간 식으면 한 겹씩 수건을 빼나가면 됩니다. 온열찜질 팩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눕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찜질부위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아픈 부위 위에 온열찜질 팩을 올려놓아야 합니다. 온열찜질을 하면, 관절주위 조직이 잘 늘어나서 굳은 관절이 풀어지고, 통증이 줄어들며, 근육의 뭉친 것도 풀어집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피부가 발개지면서 조직 속에 고여 있던 염증 반응의 부산물과 부종 및 혈종의 흡수를 촉진시켜 줍니다. 그래서 붓기가 빨리 가라앉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온열찜질의 효과는 40-45℃에서 약 20-30분 지속될 때 나타납니다. 온열찜질은 근육이 뭉쳤을 때, 관절이 굳었을 때, 만성적인 염증이 있을 때, 외상과 관련되지 않은 인체 어느 부위든 통증이 있을 때, 붓고 3일이 지난 경우 등에 사용합니다. <표 2>처럼 온열찜질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은 피부감각이 둔해져서 아무리 뜨거워도 ‘어이구, 시원하다’고 하시면서 더 뜨겁게 대주기를 바라는데, 그러다 보면 2도 화상인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가 벌겋게 변한 것 자체가 1도 화상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 적외선 치료 
가정용으로 나오는 적외선 치료기를 이용하여 온열찜질을 할 수도 있으며, 효과는 온열찜질 효과와 같습니다. 아픈 부위에 적외선을 20분간 쪼이는 것으로, 아픈 부위를 노출시켜 놓고, 살펴보면서 치료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화상 입을 염려가 훨씬 줄어듭니다. 

4. 파라핀욕 치료 
파라핀욕 치료는 통속에 파라핀 왁스와 광유를 7:1의 비율로 섞어 녹인 것으로, 요즘에는 가정용으로 왁스만 녹여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온도가 52-54℃ 정도로, 물을 이용한 온열치료 기구보다 온도가 높으나 비열이 낮고, 치료 부위에 왁스로 단열층이 형성되기 때문에 환자가 견딜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적심법과 담금법이 있는데, 적심법은 10회 정도 반복해서 손이나 발을 파라핀 속에 넣었다, 빼었다 한 후 20분간 타올에 싸두는 방법입니다. 담금법은 20～30분간 계속해서 치료부위를 파라핀 욕조에 담가두는 방법입니다. 파라핀욕 치료은 손발의 관절염이나 손발의 관절이 굳은 경우, 손발의 건초염 환자에게 사용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 경우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5. 교대욕 치료 
교대욕 치료는 뜨거운 물과 찬 물에 교대로 아픈 부위를 담그는 것을 말합니다. 치료 부위를 43℃의 온수와 15℃의 냉수가 들어있는 두 개의 통속에 교대로 담급니다. 치료 시간은 30분이며, 온수에서 10분간 담그는 것으로 시작하여, 1-4분간 냉수에 담그고, 다시 4-6분간 온수에 담그는 방법으로 4회를 반복합니다. 반드시 온수에서 시작하여 온수에서 끝나도록 합니다. 교대욕의 효과는 온열찜질과 얼음찜질을 교대로 함으로써 생기는 반사적 충혈에 의해 혈액 순환이 잘되고 붓기가 빨리 가라앉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6. 저주파 전기자극치료 
가정용으로 나오는 저주파 치료기도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경피 전기 신경자극치료(TENS)라고 하는데, 움찔거리는 전기 자극이 척수에 먼저 도달하여 통증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아버리기 때문에 아픈 것을 못 느끼게 됩니다. 전기 자극은 근육을 수축시켰다 이완시키는 것을 반복하기 때문에 근육 마사지 효과도 나타냅니다. 또한 전기 자극으로 인해 몸속에서 엔돌핀이 분비되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아픈 부위에 패드를 대거나 약간 위에 패드를 대어 20분 정도 전기 자극을 줍니다. 

7. 마사지 치료 
손으로 아픈 부위를 주물러주는 마사지는 정신적인 긴장을 풀거나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고대 중국에서부터 사용해 온 방법이며, 현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사지는 근육의 혈액 순환을 좋게 해주고, 굳어진 조직을 풀어주고, 붓기를 풀어주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암이나 혹, 상처가 있는 부위, 급성 염증 부위, 피부 이식된 부위 등에서는 마사지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표 1. 얼음찜질을 해서는 안 되거나 주의해서 시행해야 하는 경우 
1. 겨울철에 찬바람을 쐬면 얼굴이 두드러기처럼 약간 부풀어 오르는 사람 
2. 손발이 파래지는 사람 
3. 아침 첫 소변이 빨갛게 나오는 사람 
4. 신경마비로 감각이 둔한 사람 
5.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 
6. 무릎 바깥쪽이나 팔꿈치 안쪽은 신경이 바로 뼈와 피부 사이로 지나가기 때문에 딱딱한 얼음덩어리에 눌릴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표 2. 온열찜질을 해서는 안 되거나 주의해서 시행해야 하는 경우 
1. 급성 염증(아프고, 붓고, 열이 날 때) 
2. 다치고 48시간이내 
3. 현재 피가 나오는 부위나 피가 고여서 붓는 부위 
4. 출혈성 질환 
5. 감각이 저하된 부위 
6. 의식이 없어서 의사 전달을 못하거나 통증에 반응하지 못하는 경우 
7. 온도 조절 기능이 떨어진 경우 
8. 피부에 흉터가 많은 부위 
9. 암이나 혹이 생긴 부위 
10. 생식기 
11. 임신부의 태아부 
  
출처; 대한 류마티스 학회